북한 국가 파견 노동자의 삶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하루 | 글로벌 라이츠 컴플라이언스 EN
글로벌 라이츠 컴플라이언스 조사 보고서:
금혁의 이야기

북한 국가 파견 노동자의 삶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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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명 이상의 북한 노동자가 국가 주도의 강제노동 프로그램 하에 해외에서 착취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이 노동자들은 북한 정부를 위한 외화 수입 창출을 목적으로 파견되며, 다수는 국제노동기구(ILO)가 정의하는 강제노동에 해당하는 조건 속에서 일하고 있다.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2375호(2017년) 와 제2397호(2017년) , 를 직접적으로 위반하게 된다. 해당 결의에 따라 모든 유엔 회원국은 북한 노동자에게 취업 허가를 발급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며, 자국 내에서 소득을 얻고 있는 북한 국민을 송환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 최대364

    파견 노동자의 연간 최대 근무일 수. 사실상 휴일이 없다.

  • 하루14시간

    평균 근무 시간. 최소 12시간, 경우에 따라 16시간까지 일한다.

  • 10 달러

    인터뷰에 응한 노동자들이 공제 후 실제로 받은 평균 월 임금. 일부 근로자들은 1년 내내 빚을 지고 생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국제 인권법 재단인 글로벌 라이츠 컴플라이언스(Global Rights Compliance)는 현지 파트너 단체와 함께 러시아 3개 도시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21명의 북한 노동자를 인터뷰했다. 전원이 남성으로 건설 분야에 종사하고 있었고, 일부는 관리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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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에 담긴 이야기는 여러 증언을 하루라는 시간 단위로 재구성한 것이며, 하루의 대략적인 일정은 현장마다, 계절마다, 해마다 반복되어 보였다. 이야기의 주인공 '금혁'은 가상의 인물이며, 모든 정보 제공자의 신원은 보호를 위해 익명 처리 및 통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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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2024. Final Report of the Panel of Experts Submitted Pursuant to Resolution 2680 (2023). S/2024/215. March 7, 2024.

documents.un.org/doc/undoc/gen/n24/032/68/pdf/n2403268.pdf

2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Resolution 2375 (2017). S/RES/2375 (2017). September 11, 2017.

https://documents.un.org/doc/undoc/gen/n17/283/67/pdf/n1728367.pdf.

3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Resolution 2397 (2017). S/RES/2397 (2017). December 22, 2017.

https://documents.un.org/doc/undoc/gen/n17/463/60/pdf/n1746360.pdf.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북한 노동자 김금혁

출신지: 평양, 북한 파견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나이: 29세 근무 현장: 대형 경기장 건설 공사 파견 연도: 2024년 지정 근무지: 대규모 경기장 건설 현장

금혁씨는 1997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그에게는 매일매일 그리운 아내와 딸이 있다. 가족을 위해 더 큰 집을 마련하겠다는 꿈을 안고, 지역 관리에게 뇌물을 건네 2024년 러시아행 파견 기회를 얻다. 그의 가장 큰 두려움은 온갖 노력을 다했음에도 빈손으로 귀국하는 것이다.

“오래 일하는 건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일하면서 제대로 돈을 못 버는 게 제일 힘들다. 색시랑 딸이 곁에 없다는 것도. 돈 많이 못 벌어서 가면 가족에게 죄를 짓는 것 같다.”
– 남성, 52세, 북한 신의주 출신
Guemhyuk Kim and his Family

이 보고서를 읽는 방법

ILO logo

국제노동기구(ILO)의 강제노동 11대 지표는 자유로운 동의가 아닌 강압에 의해 노동이 부과되는 상황을 감지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전형적인 노동자의 하루 일과를 ILO 강제노동 지표와 함께 제시한다. 개별 지표 하나만으로는 강제노동을 입증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을 종합하면, 북한 국가 주도 강제노동 체제를 규정하는 통제·강압·착취의 패턴이 명확히 드러난다.

ILO 강제노동 지표 nails illustration

5가지 핵심 조사 결과

  • 해외 노동 프로그램은 노동자의 경제적 기회가 아닌 평양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해외 노동 프로그램은 외화 획득, 외교적 레버리지 확보, 군사력 강화라는 북한 정부의 세 가지 상호 연결된 이해를 실현하는 도구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는 경제적 기회의 수혜자가 아니라 국가 정책의 수단으로 전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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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에게 자율성은 있지만, 그것이 강압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노동자들은 종종 스스로 지원하고, 심지어 해외 파견 기회를 얻기 위해 북한 관리에게 뇌물을 바치기도 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전달받거나 알고 있는 정보와 실제 현실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 우리는 노동자들의 내재된 자율성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국제법상 금지된 국가 주도 강제노동에 해당한다는 점을 동시에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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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의 국가계획분은 해외 노동 프로그램을 구조적으로 착취적으로 만든다.

    노동자들은 돈을 벌어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해외로 나선다. 그러나 국가계획분(국가 상납금)은 그들의 임금을 체계적으로 갉아 먹는다. 이 제도가 폐지되지 않는 한, 해외 경험 등 부수적 혜택이 있더라도 이 프로그램은 북한 노동자에게 근본적으로 착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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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들은 국가 상납분도 내고 돈도 더 벌어가기 위해 부업으로 내몰린다.

    대부분의 북한 노동자에게 부업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유일한 방법이다. 부업은 불법이고, 눈에 보이지 않으며,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부업 없이는 할당 계획분을 채울 수 없고, 채우지 못하면 블랙리스트에 오르거나 강제 귀국당할 수 있다. 노동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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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즉각적인 처우 개선이다.

    노동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법적 책임 추궁보다 가혹한 현실의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개선이다. 그들은 현장 내 적절한 안전 장비, 근무 시간 단축, 덜 착취적인 계획분 체계, 가족과의 연락 기회, 탈북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더 나은 경로 등을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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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5:30

금혁이 눈을 뜬다

새벽빛과 함께 겨우 몸을 일으킨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 난방도 안 되는 컨테이너 안 거친 합판 위.

이 좁은 방에서 무려 스무 명이 몸을 맞대고 잔다. 긴 교대 근무와 열악한 생활 환경으로 우리 모두는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잠자는 컨테이너에는 바퀴벌레와 빈대가 들끓는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씻은 게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샤워 시설 같은 건 없고,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로 얼굴을 대충 씻는 게 전부다. 기숙사 컨테이너에서 작업 현장까지는 200미터. 길이라곤 진흙뿐이어서 신발이 그대로 빠진다.

열악한 노동 및 생활 환경

난방도 안 되는 컨테이너, 스피커 기상, 극심한 과밀 수용은 노동자의 신체를 지치게 하고 저항 의지를 꺾도록 설계된 도구입니다. 강압은 폭력이나 위협을 통해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무너뜨리기 위해 조성된 환경이 만들어내는 일상의 마모를 통해서도 작동합니다.

illustration 5.30am

북한이 자국민을 해외로 내보내는 이유

북한의 국가 주도 해외 노동 프로그램은 단순한 경제적 거래가 아니며, 결핍에 대한 임시방편적 대응도 아닙니다. 이것은 국가 생존 전략의 핵심 축입니다. 만성적인 외화 부족, 광범위한 국제 제재, 극도로 제한된 세계 시장 접근이라는 조건 속에서, 평양은 노동력 수출을 가장 안정적인 경화 수입원 중 하나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연간 수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수익은 엘리트 계층의 특권을 유지하고, 군사적 야망을 뒷받침하며, 정권 내부의 후원 네트워크를 안정시키는 데 쓰입니다.

해외 파견은 동시에 국내 통제 방식으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해외 일자리들은 정치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일생에 한 번의 기회'라는 희귀한 특혜로 포장되고 있었다.

외화를 벌 기회와 외부 세계에 대한 제한적 노출은 충성과 규율에 대한 보상으로 선별되어 배분되고 있었다. 노동자는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할 능력만으로 선발되지 않고, 배우자, 자녀, 노부모를 북한에 남겨두고 있는 사람이 선호되는데, 가족이 탈출을 막는 담보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평양이 수출하는 것은 단순한 노동력이 아니라 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철저히 관리된 해외 노출을 이데올로기적 통제를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수익화할 수 있다는 계산된 도박입니다. 노동자들은 자율적 경제 행위자로서가 아니라 국가 자산으로 동원됩니다. 이들은 외화를 창출하기 위해 국경을 넘으면서도, 정권의 규율 구조 안에 여전히 단단히 묶여 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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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2024, 13, para. 149

오전 6:00

우리는 항상 집단으로 움직여 현장으로 이동한다. 경비원들이 주변을 통제한다.

울타리 너머에 도시가 보이지만, 우리는 완전히 차단되어 있다. 일 년에 몇 차례 외출이 허용되지만, 반드시 집단으로 움직여야 하고, 인원이 점검되며, 돌아올 시간이 정해져 있다. 우리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만 한다.

이동의 자유 제한

회사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들은 통상 건설 현장의 컨테이너에서 생활하여, 자유롭게 현장을 벗어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illustration 6.00am

오전 7:00

우즈베크 동료가 여권을 들고 있는 것을 보며, 내 여권이 어디 있는지 생각한다. 그는 여권으로 더 많은 계약을 따내고 현장을 자유롭게 드나든다. 내 여권은 도착하자마자 압수되었다. 그 이후 원본을 손에 쥐어본 적이 없다. 신분 확인이 필요할 때는 감독관이 처리한다. 우리는 사본만 갖고 있을 뿐이다.

사실상 나를 증명하는 서류는 다른 사람이 쥐고 있다.

신분증 압수

신분증 압수는 강제노동의 가장 명확한 지표 중 하나입니다. 여권이 없으면 노동자는 이동하거나, 일자리를 바꾸거나, 필수적인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인터뷰한 노동자 중 자신의 신분증을 스스로 보관했다고 말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illustration 7.00am

여권 원본은 회사가 보관하고, 사본은 직장장이 가지고 있어요.

경찰이 갑자기 현장 단속을 나올 때면, 그때서야 각자에게 여권을 나눠줘서 검사를 통과시킵니다. 끝나면 다시 거둬 가요.

(R15, 남성, 50세)

"고용주에 의한 신분증 또는 귀중한 개인 소지품의 압수는 노동자로부터 이동, 다른 일자리 취득, 필수 서비스 접근 능력을 박탈합니다."

국제노동기구, ILO 강제노동 지표(2025년 개정판)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logo

북한 노동자가 해외로 파견되는 과정

북한 노동자가 해외로 파견되는 과정은 투명하지 않고, 그런 의미에서 완전히 자발적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모집은 평양에서 시작하여 각 부처, 도 당국, 지역 당 기관으로 이어지는 철저히 중앙집권화된 지휘 체계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공개 모집은 거의 없으며,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선발될 때까지 선발 기준 자체를 알지 못합니다. 정치적 신뢰도, 가족 배경, 순응도가 기술적 능력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선발된 뒤에는 여러 차례의 면접, 서류 심사, 사상 교육을 거쳐야 합니다. 이동은 언제나 집단으로 이루어지며, 행동과 탈주 위험을 감시하는 정치 지도원이나 통역사가 동행합니다.

입국 즉시 여권은 압수되어 러시아 내 북한 보안 당국이 보관합니다. 노동자들에게는 사본만 지급되는데, 이는 법적 신원과 이동의 자유가 개인이 아닌 국가에 귀속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노동자들은 국경을 넘지만, 북한 체제에서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이동, 서류, 현지 사회와의 접촉은 모두 철저히 관리됩니다. 해외 파견은 통제의 완화가 아니라, 통제의 연장입니다.

개인은 행정 단위로 전락하며, 국경을 넘어서도 여전히 국가의 관료적·이념적 포박 속에 갇혀 있습니다.

고용주 구조의 불투명성

인터뷰에 응한 노동자 중 상당수는 자신이 공식적으로 어느 러시아 기업에 고용되어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불투명성은 책임 소재를 흐리는 메커니즘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응답자들이 묘사한 구조에서는 브로커나 중간 도급업체가 공식 계약을 보유하고, 실제 노동은 북한 노동자들이 수행합니다.

평양 파견 체계

북한이 러시아 등 해외로 노동자를 파견하는 과정에는 엄격한 다단계 심사 절차가 수반됩니다. 각 단계에서 후보자는 정치적 충성도, 신체 건강, 사회적 신뢰도를 기준으로 면밀히 평가됩니다.

전 과정은 국가와 당의 체계적 통제 아래 운영되며, 모든 단계에서 공식 승인과 당 지침 준수가 요구됩니다.

선발 과정에서는 각 후보자의 정치적 배경, 출신 성분, 당에 대한 헌신도가 철저히 심사됩니다. 사상적 일탈이 의심되거나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탈락합니다. 최종 심의 및 승인 권한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있습니다.

이는 해외로 파견되는 모든 개인이 북한 체제를 대표하고, 국가를 위한 외화 획득 임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함을 보증하기 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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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00

작업 중에 나는 항상 경계를 늦추지 못한다. 이곳에서는 아무도 완전히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현장에 최소 한 명의 밀고자가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기 때문이다.

일 자체는 힘들지만,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더 힘들다. 통제는 감시원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누군가가 나를 신고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도 온다. 나는 표정을 지운다. 소지가 금지된 휴대폰에 걸릴까봐 항상 걱정된다.

협박 및 위협

노동자들은 상사뿐만 아니라 동료들로부터도 끊임없는 감시 속에 살아갑니다. 불만, 탈출 시도, 심지어 사적인 불평불만을 보고하기 위해 밀고자가 작업조 안에 심어져 있습니다. 그 결과는 구체적입니다:

"스파이들이 인터넷을 하거나 미국 영화, 한국 영화, 성적 콘텐츠를 시청하는 사람들을 신고합니다. 해당 개인들은 심각성에 따라 북한 당국에 의해 처벌받으며, 표시가 붙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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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는 수직적 수평적 방향 모두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정치 지도원, 팀장, 내부 밀고자가 행동을 감시하고, 연대 책임 제도는 구성원들이 서로를 감시하도록 만듭니다.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어요. 너무 오래 감시를 받다 보니, 조용한 방 안에 있어도 누군가 잡으러 오는 것 같아요. 그 심리적 불안감, 그게 제일 힘들어요."

— R2, 남성, 64세, 북한 황해남도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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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12:00

매일 오후, 나는 이달 계획분을 채울 수 있을지 계산한다. 의무 월 할당 계획분(국가 계획분)은 해외 파견 모든 북한 노동자의 삶을 규정하는 핵심이다.

우리 노동자 대부분은 출국 전에 이것의 존재조차 몰랐다. 나도 얼마를 받을지 모른 채 나왔다. ‘러시아에 가면 돈을 벌겠거니’라고만 생각했다.

기망(欺罔)

노동자들이 짊어진 가장 큰 부담은 국가계획분으로, 응답자들에 따르면 월 400달러에서 750달러에 이르는 북한 국가에 대한 의무적 월납금입니다. 출발 전에 이를 알고 있었던 노동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알지 못했습니다.

illustration 12.00pm

오후 2:30

지금은 눈보라가 치고 있고 온몸이 젖은 수건처럼 느껴진다. 손이 추위에 갈라지고 부어올랐다. 심하게 얼어서 공구를 잡는 것조차 고통이다. 제대로 된 장갑 한 켤레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현장에는 난방이 없다. 지급되는 장비도 없다. 괜찮냐고 묻는 사람도 없다.

누군가 속도가 떨어지면 나머지가 대신 치른다. 더 오랜 시간, 더 짧은 휴식, 우리 전체가 서로를 감시하도록 만드는 처벌. 오늘은 동료 진우의 손이 추위에 심하게 떨렸고, 작업 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팀장이 말없이 다가와 그의 뺨을 때렸다. 속도를 올리지 않으면 팀 전체가 자정까지 남는다고 했다. 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공구를 집어 들고 계속 일했다. 말을 하는 사람은 아무조 없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우리는 나가서 일합니다. 단 하루도 쉰 날이 없어요."

— R28, 남성, 20세

신체적 폭력

노동자들은 러시아의 한겨울에도 보호 장비 없이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한다고 말했으며, 작업은 날씨와 무관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현장 관리자는 거의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합니다. 신체적 폭력이 통제의 주된 수단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닙니다.

"현장 소장은 직접 사람을 때리지는 않지만, 언제나 언어 폭력을 가합니다. 회사 사장과 연이 있으니 거리낌 없이 행동하죠. 욕설이 없는 순간이 없어요." 강제 귀국 위협은 궁극적인 통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거의 그럴일은 없지만) 납부를 거부하거나 계획분을 지속적으로 내지 못할 때는 추방당하거나, 최악의 경우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이 그 대가를 치를 때도 있습니다.

노동 조건을 통한 구조적 폭력

다. 근본적인 목적은 노동자로부터 최대한의 경제적 산출을 추출하는 것입니다. 신체적 건강은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는데, 이는 노동자가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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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30

오늘은 ‘월급날’이다. 하지만 그 돈이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아니다. 잘 알고 있지. 러시아로 올 때 여비, 식비, 무엇보다 월 할당 계획분 등이 빠져나간다. 이런 건 다 종이에 적혀 있을 뿐이다. 계획분을 채우지 못하면 미달분이 다음 달로 이월되기도 하고.

오늘 받은 돈은 담배 한 갑을 살 수 있을까 말까다. 어떤 달은 공제 후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도 있다. 계획분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채워야 하는 ‘등의 혹’이다.

임금 착취

통제는 직접적인 강압이 아닌 국가 할당 계획분 체계를 통해 이루어지며, 이것이 규율의 주된 메커니즘으로 기능합니다. 국가 지정 작업만 수행할 경우 노동자들은 월 평균 800달러의 총 임금을 받는다고 보고했지만, 국가계획분, 생활비, 출국 시 발생한 채무를 공제하면 집에 보내거나 본인이 가질 수 있는 돈이 거의 또는 전혀 남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노동자들은 계획분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채워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은 위험하거나 착취적인 환경에서 ‘청부’라고 불리는 부업에 나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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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경기장 건설 현장 docs illustration

오후 8:00

방금 팔을 심하게 다쳤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퇴근 후 내가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스스로 치료해야 한다. 지난달 아팠을 때는 소금물을 받고 계속 일하라는 말을 들었다.

완전히 일을 못하게 될 정도가 아닌 이상 부상은 무시해야 한다. 아프다고 계획분이 낮아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다치든 말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오직 계획분만 중요할 뿐이다.

"다쳐도 아무것도 없어요. 스스로 치료해야 해요."

— R11, 남성, 49세

"우리 목숨을 벌레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 R13, 남성, 50세

취약성 악용

거의 모든 노동자가 현장에서 부상과 질병이 의료 문제가 아닌 생산성 문제로 여겨진다고 말했습니다. 노동자들은 돌봐야할 ‘사람'보다는 사용해야 할 자산으로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illustration 08.00pm

오후 10:00

저녁이 가장 힘들다. 몸이 너무 지쳐 하루가 겨우 끝날 무렵이면, 외로움이 한꺼번에 밀려든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생각난다. 그들만이 나를 버티게 해주지만, 연락 할 방법은 없다.

통화는 감청되고, 메시지는 자유롭게 전달되리 없다. 때로는 몇 달이 지나도 가족이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고, 나도 가족이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고 지낼 때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두 개 가지고 다닌다. 단속 때 내놓을 것과 인터넷을 쓸 터치스크린 폰. 터치스크린 폰은 인터넷용이다."

— 남성, 50세

고립

공식적으로 휴대폰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실제로는 직장에 따라 다릅니다. 스마트폰이 허용되는 곳도 있고, 기본 피처폰만 허용되는 곳도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 노동자들은 주로 한국어 콘텐츠 — 영화, 뉴스, 유튜브 — 를 통해 고국 소식을 접합니다.

하지만 접근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한국 콘텐츠를 시청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다 적발된 노동자는 밀고자에게 신고되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될 수 있습니다. 귀국은 안도가 아닙니다. 블랙리스트 등재, 심문, 남은 가족에 대한 불이익을 의미합니다. 많은 노동자에게 불법 휴대폰은 외부 세계로 통하는 유일한 창문이며, 그 창문조차 감시받고 있습니다.

illustration 10.00pm

가장 걱정되는 건 고향에 있는 가족입니다. 아내가 심장 질환을 앓고 있어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정말 걱정됩니다. 돈을 보내야 하는데, 모아둔 게 하나도 없습니다 — 작년에는 겨우 200달러밖에 보내지 못했습니다.

현장 관리자가 직접 손을 대지는 않았습니다 — 대신 시키는 사람이 둘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심하게 맞았고, 다음 날 눈 주위에 멍이 들고 갈비뼈가 부러져서 일어나지도 못했습니다. 약 2주 동안 기숙사에 누워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오후 11:00

정해진 휴식 시간도, 근무 시간도 없다. 하루에 12시간, 14시간, 때로는 16시간, 계획분이 요구하는 만큼 일한다. 하루는 시간이 다 됐다고 끝나지 않는다. 목표를 달성해야 끝난다.

거부는 선택지가 아니다. 한 달 내내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이 건물을 올리기 위해 시키는 대로 모든 것을 한다.

과도한 초과 근무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에서 16시간을 일하며, 보통 오전 7시나 8시에 시작해 밤 10시나 11시, 때로는 자정까지 계속한다고 일관되게 보고합니다. 휴일은 사실상 없습니다. 대부분은 주말도, 공휴일도 없이 매일 일하며, 건설 자재가 떨어질 때만 간혹 하루 쉬는 경우가 있다고 말합니다.

다른 나라 노동자들처럼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 쉬지 못하는 데 대한 고통을 호소하는 노동자도 여럿 있었습니다. 일정은 전적으로 생산 계획에 의해 결정되며, 규정된 노동 시간 한도는 없습니다. 노동의 양과 지속 시간이 자발적·합리적 범위를 크게 초과하므로, 이는 ILO 체계 하에서 강제노동의 명확한 지표에 해당합니다.

"사람들을 밤새 일하게 하면서 재우지 않는 것, 그게 진짜 폭력입니다. 그것 말고 폭력이 뭐겠어요? 우리 (북한) 사람들만 밤새 일해요. 러시아 사람들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은 5시나 6시만 되면 하던 일 내려놓고 다 집에 가요. 소도 이렇게 일하지 않아요. 우리는 소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R26, 남성, 5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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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하루가 마침내 끝났다. 하지만 내일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밤만 되면 처음 여기에 오기로 했던 때가 생각난다. 나는 돈을 벌어 귀국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돈을 저금하기는 커녕, 아직도 여기 오기 위해 진 빚을 갚고 있을 뿐이다. 항공료 등 도착하고 나서야 알게 된 비용들 때문이다. 매달 계획분이 거의 모든 것을 가져간다. 언제 다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내가 탈진이나 불의의 사고로 죽더라도, 내 이름만은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 이름은 김금혁이고, 나는 그저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딱 한 가지 없어요, 자유. 자유만 있다면 번 돈을 내 마음대로 쓰고, 매일 가족에게 전화하고, 내가 원할 때 일할 수 있을 텐데. 자유가 없으니 이렇게 살 수밖에 없어요."

— R21, 남성, 50세, 북한 평양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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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강제노동 지표

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logo

GRC가 인터뷰한 21명의 노동자들에게서 국제노동기구의 강제노동 11대 지표 모두가 확인되었습니다. 한 명의 노동자가 모든 지표를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11개 지표 각각은 여러 증언에서 공통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이 증언들이 국제법상 강제노동의 모든 형태를 입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의 모든 인터뷰
(20건 이상)에서 나타난 사례:
  • 채무 구속(조작되거나 부풀려진 채무 변제를 위한 강제 노동)
  • 신분증 압수
  • 이동의 자유 제한
  • 임금 착취
  • 열악한 노동 및 생활 환경
  • 과도한 초과 근무
광범위한 조직적 통제
(10~20건의 인터뷰에서 나타난 사례):
  • 외부 접촉으로부터의 고립
  • 협박 및 위협
  • 취약성 악용(절박한 상황 이용)
  • 근무 조건에 관한 기망
  • 신체적 폭력

노동자는 여권을 압수당하고, 협박을 받으며, 임금을 착취당하고, 난방도 안 되는 컨테이너에서 생활한다. 이 모든 일이 동시에 벌어지며, 이 다층적 강압이 탈출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든다. 러시아에는 금혁과 같은 수만 명의 북한 사람들이 학대적인 조건 속에서 일하고 있다.

러시아에는 금혁과 같은 수만 명의 북한 사람들이 학대적인 조건 속에서 일하고 있다.

대북 제재, 경제적 고립, 변화하는 지정학적 관계 속에서 북한의 외화 수요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향후 몇 년간 해외 파견 인원은 감소하기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illustration 글로벌 라이츠 컴플라이언스 권고안:
  • 국제 사회

    • ILO 강제노동 지표에 기반한, 노동자 중심의 실질적이고 조율된 책임 이행 체계로 전환할 것.
    • 해외 북한 노동자를 위한 독립적 모니터링, 문서화, 안전한 출구 경로 마련을 지원할 것.
    • 북한 노동자 강제노동에 관여한 기업과 거래하는 회사들에 대해 제재를 부과할 것.
  • 한국 정부

    • 북한 해외 국가 파견 노동 문제를 제재·안보 문제에 국한하지 않고 인권 사안으로 지속적으로 국제 사회에 제기할 것.
    • 문서화 활동, 생존자 중심 옹호, 국제 공조를 적극 지원할 것.
  • 러시아

    • 모든 외국인 노동 계약이 이동의 자유, 임금 투명성, 고충 처리 절차 등 국제 노동 기준을 준수하도록 보장할 것.
    • 노동 감독관, 유엔 메커니즘, 독립 옵서버의 건설 현장 실질적 접근을 허용할 것.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2375호(2017) 및 제2397호(2017)를 위반하는 재분류 계획을 포함한 모든 방식의 북한 노동력 사용을 중단할 것.
  • 시민사회단체

    • 강제노동 수입 금지, 공급망 실사법, 표적 제재 신청 등의 수단을 활용하여 노동자를 대상화하지 않는 방식으로 착취 구조를 차단할 것.
    • 북한 강제노동으로부터 의도적으로 이익을 취하는 기업, 중개업자, 국가 행위자를 조사할 것.
    • 모든 책임 이행 활동에서 노동자의 목소리와 직접 경험을 중심에 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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